컨텐츠로 건너뛰기

The Jazz Messengers is a six-piece jazz ensemble known for their hard-bop style and virtuosic improvisation.

웹사이트

Albums

Ticket

정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왔다가, 역동기에 미국에서 좌충우돌하며,  한국 이민자의 현주소.

미국에 오기 전에 내가 그린 그림은 꽤 선명했다. 넓은 하늘, 기회의 땅, 열심히 하면 된다는 그 단순한 공식.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말들이었고,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왔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아무도 내가 왔다는 걸 신경 쓰지 않았다.

당연한 말인데, 그게 처음엔 꽤 낯설었다. 한국에서는 어딜 가도 시선이 있었다. 좋든 싫든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선 마트에서 카트 끌고 지나가도, 버스 정류장에 혼자 서 있어도, 완전히 투명인간이었다. 그 투명함이 자유인지 고독인지, 처음 몇 달은 구분이 안 됐다.

영어는 할 줄 알았는데

공부는 나름 했다고 생각했다. TOEFL 점수도 나쁘지 않았고, 영어로 이메일도 쓰고 발표도 해봤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이 실제로 대화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빠르고, 줄여 말하고, 맥락을 그냥 건너뛴다. 처음 직장에서 미팅에 들어갔을 때, 회의가 끝나고 나서야 ‘아까 그게 그런 뜻이었구나’ 싶은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더 당황스러운 건 아무도 내 영어를 고쳐주지 않는다는 거였다.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틀렸으면 알려줘야 하는데, 여기선 그냥 넘어간다. 이게 배려인지 무관심인지도 한동안 헷갈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둘 다였다.

“틀려도 말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다. 근데 입이 안 떨어지는 건 머리가 해결해주지 않더라.”

타이밍이 좀 묘하게 맞았다

내가 미국에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가 공교롭게도 AI가 폭발적으로 터지던 때와 겹쳤다. ChatGPT가 나오고, 사람들이 직업을 걱정하기 시작하고, 어제까지 멀쩡하던 업종이 오늘 흔들리는 그런 분위기. 한국에서도 느꼈겠지만, 미국에서는 그 체감이 좀 더 날카로웠다. 특히 테크 업계는 레이오프 뉴스가 거의 매주였다.

이민자 입장에서 이게 더 불안한 이유가 있다. 비자가 직장에 묶여 있을 때는 실직이 단순한 실직이 아니다. 짐을 싸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 무게가 로컬 사람들이랑은 다르다. 같은 뉴스를 봐도 내가 받는 압력이 다르다는 걸, 미국에 와서야 제대로 알았다.

그래도 버티는 이유

솔직히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은 이제 잘 안 쓴다. 너무 거창하고, 너무 옛날 냄새가 난다. 요즘 미국에서 사는 한국 사람들 중에 그 단어를 진지하게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대신 그냥, 여기서 살아가고 있다. 동네 카페에 단골이 생겼고, 매년 세금 신고가 조금씩 덜 헷갈려지고, 마트에서 원하는 물건을 아무 말 없이 찾아오는 것도 이제 자연스럽다. 작고 별것 아닌 것들이 쌓이면서, 언젠가부터 이곳이 낯선 나라가 아닌 그냥 내가 사는 곳이 됐다.

좌충우돌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부딪히고, 좀 긁히고, 다시 가고. 특별한 공식은 없었다. 그냥 매일 출근하고, 이해 못 한 것은 나중에 검색하고, 이상한 음식도 한 번씩 먹어보면서 지냈다.

“드림은 잘 모르겠고, 라이프는 어떻게든 되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 쓰는 이유

요즘 미국 오려는 사람들한테 종종 연락이 온다. 어떠냐고, 가볼 만하냐고. 뭐라고 답해야 할지 항상 잠깐 고민한다. 좋다고만 하기엔 내가 겪은 것들이 있고, 힘들다고만 하기엔 그래도 여기 있는 이유가 있으니까.

결국 하는 말은 항상 비슷하다. “와서 직접 봐야 알아.” 진부한 말이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미국은 멀리서 볼 때랑 안에서 볼 때가 많이 다르다. 좋은 쪽으로도, 실망스러운 쪽으로도.

나는 지금도 이 나라가 뭔지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계속 그럴 것 같다. 그냥 모르는 채로, 조금씩 알아가면서, 살고 있다.

본인을 소개하세요! 이 공간을 사용하여 본인의 신분, 본인이 하는 일, 본인의 위치에 대한 문장을 2~3개 씁니다.

  • LinkedIn
  • 트위터
  • 인스타그램

Designed with WordPress

  • 구독 구독함
    • Site Title
    • 이미 WordPress.com 계정을 가지고 계신가요? 바로 로그인하세요.
    • Site Title
    • 구독 구독함
    • 가입
    • 로그인
    • 단축 링크 복사
    • 이 콘텐츠 신고하기
    • 리더에서 글 보기
    • 구독 관리
    • 이 표시줄 접기